목회칼럼

<일이 되게 하려면…>

조선 숙종 때 활동한 김천택의 시조 중에 ‘잘 가노라 닫지 말며’를 소개합니다. “잘 가노라 닫지 말며 못 가노라 쉬지 말라 / 부디 그치지 말고 촌음을 아껴 쓰라 가다가 중지(中止)곳 하면 아니 감만 못하니라”. 이 시조에서 시인이 강조하려 한 것은 ‘가다가 중지(中止)곳 하면 아니 감만 못하니라’일 것입니다. 뜻을 세웠으면 끝까지 밀고 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의 끝이 시작보다 낫고 참는 마음이 교만한 마음보다 나으니 급한 마음으로 노를 발하지 말라 노는 우매한 자들의 품에 머무름이니라”(전7:8,9). 전도자는 일이 잘 되게 하려면 그 마음을 끝까지 잘 다스려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입니다. 즉, 자존심을 내려놓고 급한 마음을 죽이고 분노를 조절해야 하다는 것입니다. 시작한 일을 마치지 못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자존심, 급한 마음, 화를 참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그들이 일을 할 때, 성령의 인도함 대신 자신의 감정을 따른 결과입니다. 성령의 감동으로 시작한 일은 그 목표가 분명하기에 마음을 다스리며 끝까지 갈 수 있으나, 인간의 감정에 따라 시작한 일은 그 감정의 변화에 따라 목표가 흔들려 포기하고 마는 것입니다. 한 예로 어떤 분은 옆에서 잘한다고 칭찬하면 기분이 좋아서 오버하며 일하다가도 좀 듣기 싫은 말을 들으면 ‘그래, 나 없이 잘 되나 보자!’하고 화를 내며 뒤로 물러선 적이 있지 않습니까? 이것은 끝까지 일을 잘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순간을 참아내고 이겨야 열매를 맺는 것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선한 일을 한다 해도 비난을 받거나 이해받지 못할 때 화가 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때 성을 내면 하나님의 의를 이루지 못하고 사단에게 지고 만 것입니다. 이렇게 사람이 주께서 주신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면 삶의 주도권을 잃어버려 일을 망치게 됩니다.
“내가 나의 삶을 디자인하지 않으면 남이 디자인한대로 살아야 한다!” 이처럼 수동적으로 사는 사람이 시작한 일을 마치는 것은 그것이 무엇이든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 삶에는 만족도 없는데, 그건 자신이 배제된 남의 삶을 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운전면허에 도전한 후, 5년 간 950번의 필기시험을 치루고야 합격한 칠순의 차사순씨 이야기입니다. 할머니는 그 후 주행 시험도 10번 떨어졌으나 계속 도전해 마침내 운전 면허증을 받았습니다. 필기시험 응시료와 신체검사비가 16,000원이라고 하니 950 X 16,000하면 얼마 입니까? 이 할머니의 이야기는 국내는 물론 해외 언론에도 알려져서 크게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 일로 할머니는 자동차회사의 광고 모델이 되었고 그 대가로 자가용을 받게 되었습니다. “뭐든지 끝까지 가보지 않으면 아무 것도 몰라. 끝까지 가봐야 확인할 수 있는 거지. 그러니 궁금해서라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가보란 말을 하고 싶네.”
면허증 따기에 도전해서 성공한 것이 이렇게 축하받을 일이라면 신앙의 경주를 마치는 것은 어떨까요? “우리가 시작할 때에 확신한 것을 끝까지 견고히 잡고 있으면 그리스도와 함께 참여한 자가 되리라”(히3:14). 그리스도인으로 신앙생활을 시작한 사람은 많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완주한 사람을 찾습니다. 경주를 완주하려면 그 길에서 수 많은 장애를 만날 때 맞설 수 있는 용기와 믿음이 필요합니다. 주의 일이든 세상일이든 단번에 목표에 이르는 경우는 없습니다. 목표를 향해 나가는 과정에는 많은 장애와 어려움이 있기 마련입니다. 히브리서 기자는 이 길에 나선 이들에게 ‘그리스도와 함께 참여한 자’가 될 것을 꿈꾸며 끝까지 완주하라는 것입니다. 신앙의 경주에 나선 것은 잘한 일이고 격려할 일이지만, 끝까지 달려 상을 받는 것은 더 복되고 칭찬받을 일입니다. 이를 위해 선수는 훈련할 때 욕망을 죽이고 많은 땀을 흘려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