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방송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Homo Academicus(공부하는 인간)”이란 프로그램을 보았습니다. 그 전체 내용 중에서 이스라엘 교육방식에 대한 소개가 있었는데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탈무드로 시작하는 이스라엘 교육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마따호쉐프’라고 합니다. 이는 “네 생각은 무엇이냐?”라는 의미로, 상대의 생각을 묻는 질문입니다. 그들은 이렇듯 어려서부터 가정에서든 학교에서든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법을 배웁니다. 즉 질문을 통해 서로 생각을 나누며 새로운 사실을 깨닫고 자신 생각을 발전시켜가는 것입니다. 한 예로 한국 엄마들은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선생님 말씀 잘 들었냐?’라고 묻는데 유대 엄마들은 ‘오늘 선생님께 어떤 질문을 했니?’라고 묻는 답니다.

이들의 이런 교육방식은 ‘예시바’라고 불리우는 그들의 도서관을 보면 더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도서관하면 무엇보다 ‘정숙’을 떠올리지만, ‘예시바’에서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말입니다. 예시바는 탈무드를 학생들이 마주 앉아 질문과 토론을 하기 좋은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그들의 도서관은 책을 읽는 곳이 아니라 책 내용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누는 곳입니다.

이런 유대인의 교육방식에 대해 알고 나니 본문에서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던진 질문이 이해되었습니다.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베드로가 대답하여 이르되 주는 그리스도시니이다”(막8:29). 예수님께서 가이사랴 빌립보를 지나시면서 제자들에게“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이에 제자들은 마을 사람들 사이에 떠도는 예수님에 대한 소문을 이렇게 전했습니다. “제자들이 여짜와 이르되 세례 요한이라 하고 더러는 엘리야 더러는 선지자 중의 하나라 하나이다”(막8:28). 그런데 예수님께서 이 말을 듣고 바로 제자들에게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라고 물으신 것입니다. 주님은 제자들에게 ‘마따호쉐프’하고 질문한 것입니다. ‘너의 생각은 무엇이냐?’는 것입니다. 주님은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아니라, 제자들의 생각이 어떠한지를 알기 원하셨던 것입니다.

그때 베드로가 “주는 그리스도시니이다”라고 고백을 했고, 예수님은 매우 흡족하셨습니다. 이는 그 고백을 들은 후 예수께서 당신에게 일어날 일을 계시한 다음 말씀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자가 많은 고난을 받고 장로들과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에게 버린바 되어 죽임을 당하고 사흘 만에 살아나야 할 것을 비로소 그들에게 가르치시되”(막8:31). 그러나 이 말은 베드로에게 큰 충격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그가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을 하고 만 것입니다. “베드로가 예수를 붙들고 항변하매…”(막8:32). 이 일은 2천 년 전, 제자들이 스승의 그림자조차 밟지 않던 시대에 일어난 초유의 사건입니다. 제자가 스승의 말을 끊는 것만 해도 무례하고 지탄받을 일 아닙니까? 그런데 베드로는 스승을 책망까지 한 것이니, 상상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이에 예수님이 제자들을 둘러보시며 베드로를 향해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며 질책하셨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뜻을 받들어 대속의 죽음으로 나가는 <승리>하는 길을 말씀하고 있는데, 베드로는 사단의 지배를 받아 세상에서 출세하는 <성공>하는 길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파스칼은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고 했습니다. 생각 없이 사는 인간은 동물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생각이라고 다 생각이 아니고, 어떤 생각을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육신의 생각은 하나님과 원수가 되나니 이는 하나님의 법에 굴복하지 아니할 뿐 아니라 할 수도 없음이라 육신에 있는 자들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없느니라”(롬8:7,8)